2025년 7월, 헐크 호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며 프로레슬링 팬들과 전 세계 스포츠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는 오랜 시간 레슬링계의 아이콘으로 활동해 왔으며, 그에 대한 애도의 물결과 함께 '심장마비'라는 사인이 대중에게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심혈관 질환의 원인과 예방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무조건적인 원흉으로 지목되던 시대에서 벗어나,
보다 정교한 대사적 요인과 염증 반응 중심의 접근이 주목받고 있다.
본 글에서는 헐크 호건의 사례를 통해 심장질환 리스크를 2025년의 관점으로 다시 분석한다.
지방과 콜레스테롤에 대한 오해
한동안 심장병 예방에 있어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줄이자'는 구호는 상식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2020년 이후, 다수의 메타분석과 임상연구가 '포화지방 섭취'와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직접적으로 심장마비를 유발한다는 기존 이론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2022년 발표된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연구에 따르면, 식이성 포화지방 섭취는 건강한 성인에게서 심혈관 사망률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단순히 '지방'의 총량보다, **가공식품 섭취율**, **만성 염증**, **인슐린 저항성**이 더 강력한 예측 인자로 나타났다.
또한 HDL(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역할이 재조명되며, '총 콜레스테롤 수치'만으로 건강을 판단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권장되지 않는다. 헐크 호건의 경우, 식습관이나 지방 섭취보다 오랜 격투 종목 활동과 반복된 수술, 스트레스, 수면의 질, 대사 기능 저하 등이 심장에 부담을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대사증후군과 만성 스트레스가 핵심
2025년 현재,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보다 현실적인 위험 요인으로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이 강조된다.
이는 고혈당, 고혈압, 복부비만, 중성지방 상승, 낮은 HDL 수치를 동시에 동반하는 상태로,
심장마비 위험을 2~3배 이상 증가시킨다.
중요한 점은, 겉보기에는 근육질에 건강해 보이는 전직 운동선수도 **내장지방 축적**, **혈당 조절 기능 저하**, **호르몬 불균형** 등의 대사 이상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헐크 호건은 수십 년간 격투형 운동을 이어왔고, 은퇴 후 체중 변동과 약물 사용 이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모든 요소가 대사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만성 스트레스와 수면장애는 최근 심장마비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며, 자율신경계 기능 저하 및 심장박동 리듬 이상(부정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호건은 오랜 시간 스타로서 정신적 스트레스와 수면 불안정 상황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단지 유명인의 사례가 아니라, 현대인의 보편적인 리스크와 겹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심장질환 예방은 ‘균형’과 ‘회복’ 중심으로
오늘날 심장질환 예방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억제'가 아니라 '회복과 균형'이다. 첫째, 운동은 이제 무조건 강도 높은 활동이 아닌, **자율신경 회복을 중심에 둔 저강도 유산소 + 가벼운 근력운동**이 추천된다. 특히 매일 일정한 시간대에 햇빛을 받으며 걷는 것은 심박수 안정과 수면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둘째, 식사는 '극단적 저지방/고탄수'가 아닌, **지방·단백질·탄수화물의 균형이 잘 잡힌 식사**가 중요하다. 올리브유, 아보카도, 견과류 등 좋은 지방 섭취는 염증을 줄이고 심장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셋째, 회복 중심의 생활 방식이다. 심장질환은 단순한 신체적 문제만이 아니라 **정서적 스트레스와 수면의 질**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2024년 미국심장협회(AHA)는 ‘정서 안정과 명상’을 심장병 예방 가이드라인에 공식 포함했다. 호건이 살아생전 수술과 고통 속에서도 항상 웃으며 방송 활동을 이어갔다는 점은 그가 겪은 실제 스트레스를 간과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심장 건강은 단지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로만 진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의 회복력, 면역 시스템, 그리고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식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심장질환 예방은 보다 통합적 접근을 필요로 한다. 헐크 호건의 죽음은 전 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깊은 슬픔을 안겼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건강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었는가?'
이제는 단순히 식단이나 운동량을 조절하는 시대를 넘어,
삶의 균형, 회복력, 정서적 안정이 건강의 핵심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헐크 호건의 마지막 행보가 우리 모두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